MSG는 웰빙과 건강에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항상 논란의 중심이 되어온 뜨거운 감자다. 실제로 음식에 넣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깊은 풍미를 제공하지만 MSG는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면서 사용을 꺼리게 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다. 이번엔 MSG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제대로 파헤쳐 보고 어떻게 MSG를 대하면 좋을지에 대해 고찰해 보자.
MSG란 무엇인가?
간혹 맛소금의 약자라고 오해하고 있는 MSG의 정확한 뜻은 영어로 Mono Sodium Glutamate, 즉 글루탐산나트륨을 의미한다. 글루탐산은 L형과 D형이 존재하는데 사람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물에서 L형 성분이 맛을 느끼는 등의 유의미한 작용을 하므로 대표 격으로 L-글루탐산나트륨이라고도 부른다. 여기서 글루탐산은 음식의 감칠맛을 향상해 주며 나트륨은 글루탐산이 물에 잘 녹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1886년 독일의 화학자 칼 리트 하우젠이 처음으로 MSG의 주성분인 글루탐산을 발견했으며, 1907년 일본의 물리화학자 이케다 키쿠나에가 글루탐산을 MSG로 만들어 처음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이케다는 음식의 맛 중 단맛, 짠맛, 신맛, 쓴맛 외에 제5의 맛의 존재가 있을 것이라고 직감하고 오랜 연구 끝에 다시마에서 유기산을 추출하여 산미를 제거하면 글루탐산이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실제로 이것이 음식맛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되어 제5의 맛, 우마미('맛있다'는 '우마이'와 '맛'의 '미'를 더한 단어)라고 명명하였고, 이를 상품화한 것이 우리나라 미원의 원조인 아지노모토다. 과거에는 단백질이 풍부한 해조류가 주 원재료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사탕수수, 사탕무, 옥수수 같은 식물성 원재료를 사용한다. 원재료에서 원당과 당밀을 추출한 뒤 미생물과 배합하여 약 40시간 발효시켜 글루탐산을 생성시키고 여기에 나트륨을 합치면 우리가 먹는 MSG가 된다.
감칠맛 나는 MSG 과연 해로울까, 그 진실은?
음식에 감칠맛을 내주는 MSG가 해롭다는 논란은 1968년 미국의 로버트 호만 곽이라는 의사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증폭되었다. 그는 중화요리를 먹은 뒤부터 목과 등이 마비되는 등의 현상을 겪게 되었다고 주장하게 되는데, 이 주장 이후에 다른 의사들도 중화요리를 먹은 후 두통, 메스꺼움, 근육경련등의 증상들을 연달아 보고하였으며 이를 중국식당 증후군(CRS, Chinese restaurant syndrome)이라고 명명하게 되었다. 당시 의사들은 이 증상의 원인이 MSG의 주성분인 글루탐산 나트륨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1969년에는 갓 태어난 쥐에 MSG를 주입했더니 유해한 신경학적 영향이 있었다고 발표했으며 비슷한 내용의 문헌들이 나타나면서 MSG는 유해한 성분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또한 국내의 한 대형 식품회사에서 자신의 제품에 MSG를 넣지 않는다고 광고를 내면서부터 우리나라에서도 MSG는 나쁜 화학합성물질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아울러 한때 인기가 높았던 TV프로그램인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명확한 근거 없이 MSG는 인체에 해롭다는 내용이 방영되면서 대중들의 MSG에 대한 불신이 더욱 증폭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 업계에서는 커다란 매출 하락을 겪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MSG를 쓰지 않는다는 광고하는 식품과 음식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사실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이루는 20가지 아미노산중 하나이며 이것은 다른 아미노산에 비해 함량이 높다. 또한 글루탐산은 신경계의 시냅스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신경전달물질 중의 하나로, 만약 인간이 글루탐산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도 있다. 이처럼 글루탐산은 몸에 해로울 수 없는 오히려 인체에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MSG가 개발된 지 100여 년이 지났고 실제로 그동안 MSG가 인체에 주는 영향에 대해 수많은 연구들을 진행했으나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밝혀낸 적은 없다. 또한 세계보건기구 WHO와 미국 FDA에서는 MSG의 하루 권장 섭취량을 특정하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도 한국 식품의약품 안전처에 의해 무해함을 밝히고 있다. 물론 모든 연구에 대한 결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정이 될 수 있지만 지금도 흔히 사용하고 있는 소금과 설탕과 같은 조미료보다 더욱 안전한 MSG를 필요 이상으로 배척할 필요는 없다.
건강하게 즐기는 법
사실 MSG는 적절히 잘 사용하기만 하면 건강한 식습관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식약처는 MSG를 소금과 함께 사용하면 나트륨 섭취량을 20~40%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음식에 약간의 MSG를 첨가해 주면 소금을 적게 넣어도 쉽게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MSG에도 나트륨을 포함하고 있지만 소금의 1/3 수준이며 인간이 맛을 느끼는 농도의 역치가 소금이 0.2%, 설탕이 0.5%인 것에 반해 MSG는 0.03%의 낮은 농도로도 맛을 느낄 수 있으므로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미국의 한 식품영양학자는 약간의 MSG가 있다면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맛있게 먹는다며 MSG가 건강한 식습관 형성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도 있고 식욕조절 호르몬의 분비를 유도하고 포만감을 자극하기 때문에 칼로리 섭취를 줄여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렇다고 엄청난 양의 MSG를 먹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물론 MSG의 사용량이 보통 매우 적기 때문에 WHO와 FDA에서는 1일 권장량을 따로 특정하지 않았지만 유럽식품안정처 EFSA에서는 MSG 하루 권장량을 몸무게 1kg 당 30mg 정도로 권장하고 있다. 즉 몸무게 70kg 성인이라면 하루에 21g 정도인 셈이다. 아울러 MSG의 감칠맛에 중독되는 경우 미각이 둔해져 점점 더 자극적인 맛을 찾게 된다면 비만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 이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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